20대 초반 만나던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2년이 다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조울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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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20대 초반 만나던 남자친구와 헤어진지 2년이 다 되어가는 지금, 그간 자기보호가 심한 간잽이와 공격성 인격장애로 조울증 약을 챙겨먹던 아재에게 연애는 아니지만 순차적으로 푹 빠졌었습니다. 두 사람을 겪으면서는 자존감도 매우 낮아졌었고 시련을 이렇게 겪는구나 하는 생각을 처음 했지만 나를 저리 멀리까지 밀어내는 동시에 가장 간절히 붙잡는 사람과 함께 지낼 때엔 가장 비참하고 자괴감이 드는 한편엔 사랑이 가장 밝게 피어오르더군요. 저 자신의 자아의 가장 어두운 면과 가장 밝은 면을 모두 파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다시 겪고 싶지는 않았어요. 매일 타들어가는 느낌이었기 때문이에요. 그러다 올 봄, 볼때마다 너무 환하게 인사해주고 한 사람 한 사람을 따뜻하게 대하는 마음이 한움큼 느껴지는 사람을 그만 만나게 되었는데. 그래서 정말 오랜만에 앞뒤 안보고 좋다는 감정을 내뿜으며 친해지기에 이르렀습니다. 하지만 오늘은 집에 오는길에 서러이 울었습니다. 지난 몇 주간 이 사람과 종종 술 한 잔 하면서 느낀 이 사람과 절친한 다른 분과 얼마나 더 친한지, 이 밤 도서관에서 같이 내려오는 두 사람의 모습을 보면서 느꼈고, 저는 또 능청스럽게 환히 인사할 수 밖에 없었거든요. 지금으로선, 모든 일이란 이러란 법인가보다는 생각을 지울 수 없습니다. 아무리 좋아해도 제게 제 사랑은 남지 않고 저를 스쳐지나가거나 붙잡고는 침을 뱉고 할퀴고 떠나질 않습니다. 서툰 제가 싫어집니다. 하지만 다른 사람이 또 다른 사람과 인연을 만들어가는 걸 제가 어쩔 수 없다는 것 잘 알고 있으니까요. 저는 웃으며 손을 흔들어줍니다. 오늘 야속한 건 왜 인생은 제게 그 시간에 그 길을 지나가게 했을까하는 사실입니다. 십분 전에 나올 수도 있었고 오분 뒤에 나올 수도 있었는데, 그럼 내가 계속 짐작하고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던 그 사실(사실 별건 아닙니다. 같이 있는 것을 본거지)을 눈으로 확인하지는 않아도 됐었을텐데 왜 나의 귀가길을 서럽게 하나. 나에게 무얼 말해주려 하는걸까. 말해주려는 게 아무것도 없을지도 모릅니다. 그냥 싸다구 한 대 부쳐올리는 것 같습니다. 정신 차리라고. 차리고 싶어도 차릴 방향을 모르겠습니다. 제 사랑에도 좋은 일, 생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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