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공부가 정말 싫었다. 엄마가 원해서 열심히 하는척은 했지만 한번도 제대로 한 적이 없었다. 시험을 쳐서 나오는 점수가 바닥을 기어도 놀랍지 않았다. 별 생각이 들지 않았다. 내가 공부 안할걸 알고 있었으니까.
내가 잘하고 좋아하는걸 하고 싶었다. 부모님은 싫으신 모양이였다. 그래서 더욱 오기가 생긴걸까.. 간호대에 가라고 다시 한번만 더 하고 싶은걸 하면서 살거라는 얘기 하지 말라고 집에서 내쫒겠다고 소리지르면서 엄마도 울고 나도 울었다.
왜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냐고 했다.
내 인생을 내가 살고 싶은데로 사는것이 부모 가슴에 대못을 박는 일이였다.
엄만 나 잘되라고 하시는 말이겠지만 난 간호대는 어떤 전문대라도 꿈도 못꾼다. 성적이 안된다. 20살 되면 모든 교과서를 활활 태우면서 엉엉 울려고 했다.
너와 약 11년을 함께해서 너무 힘들었다고. 다신 만나지 말자고. 그러면서 펑펑 울려고 했는데.. 그런데 막상 마지막 시험이 남은것을 보니까 내 인생이 너무 답답하다.
공부는 여전히 하기 싫다. 초조하지만 공부만은 하고 싶지 않았다. 하려 해도 이미 되어있는게 없어서 어딜 손대든 성적이 나오질 않을것이다.
집안 형편이 어려워서 재수도 힘들고 재수 시켜준다 해도 난 공부하지 않을것이다. 정시는 더더욱 아무런 준비가 되어 있지 않았다.
자꾸만 날 공부 잘하는 애가 되길 바라면서 올려다***도 못할 대학과 학과와 난 상상도 안가는 높은 기준들에 날 맞춰서 어떻게든 보내려고 고집부리는 엄마와 어째서 공부가 그리도 싫은지 모르겠는 내 존재 자체와 내가 잘하는 건 못하고 살면서 어떤 재능을 가졌든 무엇을 잘하든 공부 못하고 대학 못가면 무시당하고 일할 자리가 없는 이 사회와 현실이 너무 버겹다.
그냥 다 잊고 사라지고 싶다. 죽으면 이렇게 숨 막힐 일도 20살이 된다는게 이렇게 무섭지도 않을것 같다. 어렷을땐 나도 평범하게 대학 다니면서 남자친구도 사귀고 엠티도 가보는 날 자주 상상했었다. 그런 일들도 결국은 공부 잘해서 좋은 대학 가야 가능한 일들이였다는게 너무 가슴 아프고 원통하다.
난 어떻게 살아야할까. 뭐하면서 살아야 할까. 어른들은 다들 어떻게 살아온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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