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카페에 쓴 글을 모두 지워버렸다. 글은 이백여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직장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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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apo1029
·8년 전
그 카페에 쓴 글을 모두 지워버렸다. 글은 이백여개 댓글은 사백몇개. 직장인으로써의 나의 고충 그리고 나에게 시비걸던 이들에 대한 이야기들하며 정말 내 사적인 이야기들까지. 그 곳에서 심지어 최근 거의 반 년동안 활동 하나 없었던 그 곳에서. 그게 나라는 것을 찾아낸 이백여명의 회사 사람 중 누군가들에게 경의를 표한다. 누군가들은 뒤에서 쑥덕 거리겠지. 야 저 직원이 쓴 것으로 추정되는 글을 봤는데 가족사가 이러이러하대. 야 저 직원 남친 없는 척 하더니 연애 잘만 하네. 야 저 직원 순한 줄 알았더니 싫어하는 사람들이 벌 받았음 좋겠다느니 어쩌니 이런 얘길 써놨데? 저런 사람 너무 소름 끼치는 것 같아. 내가 그 카페에 자주 써놨던 말들 중에 권선징악 인과응보 사필귀정이란 사자성어가 있다. 모두 나쁜 짓을 한 사람들은 벌을 받는다는 의미가 있지. 하지만 지금 벌을 받은 건 나다. 내가 못된 마음을 먹어서 이렇게 일주일동안 아무것도 못하고 잠도 못 자고 밥도 못 먹을만큼 벌을 받은걸까. 내가 그 못된 사람들의 뒤를 캐내기 위해 행했던 것들이 나에게 돌아온걸까. 엄마가 내가 독립해서 집 신경 안 쓰고 룰루랄라 거리며 놀러 다니는 줄 알길래 한 마디 했다. 나 회사에서 무슨 일 있고 심적으로 힘들다고. 그런데 무슨 일인지는 묻지 말아달라고. 엄마는 어제 묻지 말라고 한 걸 또 묻고 난 이런 일이 있었다 말할 수 없었다. 그런 인터넷 공간에 내 얘기를 쓴 내 잘못이라 할테고 실제로도 맞으니까. 내가 얘길 안 하니 엄마는 본인을 무시하고 얘길 안 한다고 뭐라고 한다. 답답하다. 난 그 사람들이 이 곳 마저 들어와 얘가 쓴 글이라며 파헤칠까봐 무섭다. 그런데 이렇게라도 글을 써 놓지 않음 답답해 머리가 터질 것 같아 그럴 수가 없다. 오늘 하루 어떤 심정으로 회사에 있었는지 아무도 모른다. 저 사람들 이제 내 얘길 다 알겠지. 나에게 웃어주는 건 거짓말이겠지 라는 생각. 날 불러 이게 내가 쓴 글이냐고 물었던 팀장과는 말 한마디 섞지 않았다. 앞으로도 그랬으면 좋겠다. 이런 와중에도 내 잘못이 아니라 내가 재수가 없어 이런 일이 생긴거라고 생각이 드는 난 정말 *** 것 같다. 그 카페에도 회사 ***들 어쩌고 썼는데 이제서야 깨닫는다. ***는 다름 아닌 나라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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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56abcd
· 8년 전
힘내요. 세상엔 오지라퍼들이 많고 ***들이 넘쳐요. 힘내요 진심으로 마이웨이 걷길바래요. 꿋꿋히. 그들은 인생이 얼마나 깨끗하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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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3456abcd
· 8년 전
업무로써 밟아주세요 지긋히. 회사는 일잘하는 사람은 뭐라고 못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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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1029 (글쓴이)
· 8년 전
@123456abcd 일은 제가 그 사람들보다 성실히 했다고 자부해요. 그 사람들은 팀장 뒷담에 팀 불화의 주범이였는데 정작 제 떡밥을 발견하고는 팀장한테 커피까지 사들고 오면서 제 얘기를 일렀더라고요. 결국은 정치질 잘 하는 애들이 이기는건가 싶어서 심란하고 씁쓸하네요. ㅎㅎ... 정말 평화롭게 살고 싶은데 왜 이런지 모르겠어요 하하. 댓글 감사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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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heating
· 8년 전
솔직히 이건 그들이 악의적이었잖아요. 세상이 야속했고 그 사람들이 못됐지 이걸 꼭 작성자님의 잘못이라고만 할 수 있을까요? 작성자님이 그 익명 사이트에 가서 속얘기를 토로했던 것이 반드시 온세상 사람들에게 그들의 악명높음을 알리고 모욕하기 위한 것이었을까요? 그것보다는 아무에게도 할 수 없는 내 속 답답한 이야기들, 당사자에게 직접 털어놓아도 해결되지 않고 상황만 안 좋아질 이야기들, 온갖 속상함을 달랠 길이 없어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셨을거라 생각해요. 물론 전혀 관계없는 본인 친구나 가족한테나 가서 털어놓으면 되지 않느냐 할 수도 있겠지만 세상에는 그럴 여건이 안 되는 사람들이 정말 많죠. 털어놓을 만하거나 당장 기댈 사람이 없어서 서로가 힘든 상황이라서 혹은 타인을 감정쓰레기통으로 사용하기 미안해서 온갖 이유로 말못할 사정을 갖고 많은 이들이 익명 사이트까지 흘러가게 된다고 생각해요. 그럼 사람은 여건이 안 되면 입다물고 홀로만 삭이며 한평생을 살 수 있을까요? 그건 절대 불가능합니다. 그렇게하면 결국 사람은 망가져요. 사람은 누구나 어디 한 군데 풀어놓을 곳이 필요해요. 저도 이제까지 세상 그 누구에게도 하지 못한 이야기 익명으로라도 털어놓고 가벼워지고 싶어서 마인드카페를 처음 찾게 되었답니다. 실제로 저나 많은 사람들 잘 이용하고 있다고 생각하고요. 제가 봤을 때는 그들이 너무 악의적이었고, 우연히 익명 사이트에서 자신에 대한 불리하거나 안 좋은 이야기를 들었을 때 당연히 본인이 기분이 나쁘거나 열받을 순 있겠죠. 하지만 그들이 작성자님에게 내심 실망한다거나 유감이 많을 수는 있겠지만 그것을 넘어 작성자님 개인적인 사적인 이야기를 유출시켜 그사람들 뿐만 아니라 다른 관계없는 이들까지 끌어들여 모두에게로부터 오해받고 나쁘게만 보이도록 움직이는 것은 무척 비겁하고 악의적인 일입니다. 그리고 사실 우연히라도 다른 이의 속사정을 알게 되었을 때 당사자의 동의 없이 그것에 대해 함부로 떠들어대거나 조롱하거나 캐묻는 것은 모두 무척 무례한 짓이에요. 저는 정말 그 사람들이 작성자님에게 유감이 너무 많아 악의적으로 움직인 것이고, 그들이 한 번이라도 본인도 직접 이와 같은 말못할 속상함과 사회생활의 답답함을 제대로 겪어보았다라면 과연 그렇게까지 할 수 있었을까싶네요. 이런 일은 정말 겪어*** 않으면 모를 수도 있겠죠. 그 사람들도 결국 본인들이 한 일이 있으니 아무도 못 믿겠네요. 그러면 훗날 그들도 아무데도 이야기할 수 없는 힘듬이나 아픔을 겪을 때 털어놓을 데가 없는 딜레마를 겪고 후회하게 될지도 몰라요. 아무튼 정말 저로서도 속상한 일이네요.. 당장 이런 나쁜 경험때문에 무서워서 털어놓지 못하시는 일이 정 많으시다면 다음부터는 방법적으로는 각색을 하거나 두루뭉술하게 표현하거나 관련자들의 이름이나 직책 역할 등을 정확히 표기하지 않는 방법 등이 있겠네요. 그런데 정말 작성자님만 이상한 게 아니라 사람은 누구나 혼자 앓으면 병 나요. 그러니까 이런 어플리케이션이 만들어진거고요. 저도 가끔은 두렵기도하지만 이렇게 두려운 분들 때문에 속상해서 빠른 시일내에 마인드카페라도 관리하시는 분 메일이나 고객센터로 건의사항을 넣을 생각은 하고 있어요. 꼭 탄로나 유출의 위험 때문만 아니더라도 지인이 우연히 보고 본인이 누군지 알아보고 속얘기를 몽땅 알아버릴까봐 걱정되시고 잘 못 올리시는 분들도 많거든요. 그래서 최소한 이 곳은 가입수칙이라든지 이용약관이나 공지사항으로라도 치유를 위해 익명을 사용하는 의미를 알고 암묵적인 비밀유지 약속을 할 수 있게 도와달라고 말씀드리려고요. 그래도 제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마인드카페에는 악질적인 분들 없고 좋은 분들 많다고 생각해요. 이 곳뿐만 아니라 치유목적의 털어놓는 익명의 공간에서 우연히 지인으로 보이는 사람들을 만난 것 같다고 폭로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말하자면 심리상담할 때 상담자와 내담자 간의 비밀유지 원칙을 깨버리는 것과 마찬가지에요. 참 마인드카페 이용하는 상처받은 많은 분들께 꼭 일부러 그렇게까지 상처를 더 주는 사람들을 볼 때마다 정말 화가 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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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1029 (글쓴이)
· 8년 전
@preheating 댓글 정말 감사드려요.. 그렇게 그 사이트에 제 마음을 표현할 수 밖에 없었던 상황을 잘 이해해 주셔서 얼마나 감동 받았는지 몰라요.. 회사에서는 그런 사람들에게 치여 살면서도 모범적인 (그냥 저의 생각 ㅋㅋㅋ) 이미지를 가진 애였고 그 글들을 보고 그 사람들도 팀장도 절 이중적인 아이라 판단했겠죠. 팀장이란 사람도 참 원망스럽더라고요. 팀 내 불화 일으키던 그 사람들에게 한 마디 하지 못했고 그 사람들로 인해 저 포함 많은 이들이 스트레스 받았으며 전 그 스트레스를 그곳에 푼 것 뿐인데. 팀장은 여기 우리팀 얘기가 있다며 너 얘기랑 비슷하다며 이게 네가 맞냐며 제가 잘못했다는 걸 전제로 하고 얘길 하더라고요. A4용지로 한 오십장은 뽑아놓은 것 같았던 제 글을 회의실 책상 위에 얹어놓고 저보고 그 글을 보라고 했던 일주일 전.. 정말 못잊을 기억일 것 같네요. 정말 전 제가 잘못했나 아무데도 제 얘기를 쓰지 말았어야 했나 내가 왜 이렇게 미주알 고주알 별 얘기를 다 썼나 하는 자책을 했었고 지금도 그런데 님의 댓글을 보니 그런 마음이 조금이나마 가라앉혀지네요.. 감사해요. 제 잘못이 아니라고 해주셔서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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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1029 (글쓴이)
· 8년 전
@preheating 정말 지금 상황에 님이 이전에 달아주신 댓글은 읽고 또 읽게 되네요... 저 진짜 ***인 줄 알지만 제가 뭘 그렇게 잘못했는지 모르겠어요 휴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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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heating
· 8년 전
에휴.. 저야말로 모르겠어요.. 참 딱하기만 해요... 폭력적인 사회에 이게 무슨 피해인지... 사회에 큰 기대는 없지만 그래도 이런 일들만 보면... 참..힘든데 현실에서 도와주지 못하고 그저 위로만 해줘서 죄송할 따름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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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o1029 (글쓴이)
· 7년 전
@preheating 요즘도 이 곳에 들어오시는지 모르겠네요. 사실 지금도 괜찮지 않고 저 일에 대해 어딘가에 또 글을 남기고 수 없이 점을 보러 다니며 돈을 들이고 친구 남친을 만나도..저한테 기억에 남는 건 님의 댓글이네요..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