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재수생이에요. 일본 유학을 준비하고 있고, 작년에 모든 대학에 떨어져 이번에 다시 도전하는 학생입니다. 유학이니만큼 돈이 꽤 많이 들어요. 근데 작년에는 생각이 없었는지 어떻게 그렇게 원서를 넣었는지 이해가 안 되네요. 이번에 재수를 하면서 알바도 같이 했어요. 그래서 그 돈으로 일본 여행을 가려고 했습니다. 참 이해가 안 돼요. 미래를 생각하지도 않고 여행 갈 생각에 돈 썼네요. 그 여행 갈 돈을 원서비에 썼음 얼마나 좋았을까요.
재수하는만큼 이번 시험에서 점수가 꽤 잘 나왔어요. 아니, 잘 나왔었다고 생각했죠. 학원에 가서 선생님께 보여드리니 한 과목으로 갈 수 있는 대학은 범위가 좁다고 그러더라고요. 물론 알고 있었습니다. 제가 가고 싶은 대학들은 한 과목만 있어도 됐거든요. 그래서 대학을 세 군데 결정하고 이게 다 안 되면 후반기에 하나를 더 넣자고 정했어요. 그런데요. 일본 대학에 원서 쓸 때 보통 한 대학마다 35000엔이니 대략 36만원 정도가 쓰여요. 대학에 떨어지든 붙듬 원서를 넣으려면 어쩔 수 없이 내야하는 값입니다. 근데 세 개를 쓰자니 대략 105만원이더라구요. 105만원이 개집이름인가요. 아니겠죠. 작은 돈도 아니고 매우 큰 돈인데 작년에 나는 이것보다 더 많은 대학을 썼었으니 얼마나 돈이 깨졌을까요. 그때만 생각하면 정말 부모님께 죄송스럽습니다. 게다가 직접 가서 시험까지 보면 비행기값에 호텔비 그리고 밥값. 그리고 학원 다니는 학원 비용. 제가 어버이날에 용돈을 드리긴 했어도 이거엔 쨉도 안 되잖아요. 학원에서 마음 풀고 고민 해결하려고 상담을 했더니 오히려 마음이 더 무거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알바를 계속 하려고 했는데 부모님은 쉬었으면 좋겠다고 하고. 그래서 솔직히 대학 포기하고 취업하려고 했어요. 하지만 지금까지 고2부터 써온 학원비랑 원서비를 생각하니 선뜻 그만둘 수가 없었습니다. 죄송하잖아요. 그만큼 많은 돈을 투자해 주셨는데 이 정도에서 포기한다고 하면. 그리고 지금 취업해봤자 부모님께 감사하다고 갚을 정도로 성공할 수도 있는 게 아니구요. 차라리 더 열심히 해서 제가 원하는 곳에 가서 빨리 부모님 짐을 하나라도 더 덜어주고 싶었어요. 계속 눈물만 나요. 더 덜어드리고 싶었는데 이렇게 더 무겁게 해드리네요. 대학에 합격한다고 해도 등록금은 또 어떡할까요. 학비는 다니면서 제가 낼 수 있는만큼 힘낼 텐데. 이것 저것 돈이 많이 나가니까 대학이라도 한 군데 줄여서 두 군데만 쓸까 생각했는데 그랬다가 또 떨어지면 꽝이라는 생각에 죽고 싶다는 생각도 들었어요. 전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마음이 무겁습니다. 부모님의 어깨가 더 무겁겠지만. 대학은 왜 가겠다고 한 걸까요. 부모님은 지난 일은 잊고 앞으로 남은 일에 충실하라고 하셨는데 물론 압니다 그래야죠 근데 계속 뒤를 보게 됩니다. 어떻게 안 봐요. 걸리는 게 많은데.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