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첫 직장이고, 입사한 지 5개월 차에 접어듭니다.
새파란 신입이죠. 그렇지만 벌써 직장생활에 지쳐갑니다.
원래 직장 문화가 그런 건지 아니면 이 분야의 회사들이 원래 그런 건지
그것도 아니면 이 회사가 유독 그런 건지 헷갈립니다.
아무튼 제 사정은 이렇습니다.
입사하고 나서 한 달이 채 안 되어서 제가 소속한 팀의 헤드, 실장님이
중병에 걸려 장기간 병가를 냈습니다.
그래서 팀장의 부재로 어쨌거나 헤드가 있어야 하니 대표님이 자신의 지인 중에서
임원급으로 일해줄 직원을 채용했습니다. 그분이 현재 우리 팀 차장님인데 정식 직원은 아니고
프리랜서, 즉 계약직입니다.(이분을 프리랜서 차장님이라고 부르겠습니다.)
거기다가 우리팀이 실장, 과장, 정사원, 그리고 저 이렇게 4명이었는데
과장도 개인적 사정으로 퇴사해서 새로 대리님을 채용했고, 그 대리님도 프리랜서 차장님의 지인입니다.
아무튼 우리팀은 이렇게 구성이 되었고...
병가내신 실장님이 진행했던 여러 프로젝트 중 1개의 대형 프로젝트 P가 있었습니다.
이름을 말하면 누구나 알법한 아파트 시공사인데 아무튼 그 시공사 CS 팀과 협력하면서
입주 안내 책자를 만드는 프로젝트였습니다. 현재 제가 맡고 있고요.
근데 이 프로젝트 P를 우리팀이 아니라 디자인 팀 차장님이 책임을 맡게되었습니다.
아무래도 이전에 디자인 작업도 하셨고, 프로세스를 얼추 아는 사람이니까 맡긴 거 같은데
여기서 조금 꼬였습니다.
어쨌거나 우리팀에서만 진행했던 일을 도맡아 줄 헤드나 선임이 없는 상황에서
(우리 팀 정사원만 그나마 아는데 그 팀원은 다른 프로젝트를 맡고 있어서 협업을 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하기에는 애매합니다. 제가 질문하면 대답해주는 일이니 지원만 약간 하는 정도?)
실장님한테서 인수인계를 2일? 정도 급하게 받고 제가 프로젝트P를 진행하는데
프로세스를 완벽하게 이해하지 못한 상황에서 업무 수행하기도 벅찬데
이건 대형 프로젝트고, 자네는 팀원으로서 책임을 다하라고, 자네가 모든 업무의 세세한 부분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고 디자인 팀 차장님이 누누히 말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실수하면 노발대발하면서 왜 자꾸 놓치냐고 그러고.
그것부터 움츠러들긴 했지만 그래도 신입이고, 점점 나아지고 있다고 믿으면서 업무를 수행하려고 했습니다.
우리팀장이 아니라 신입한테 프로젝트P를 맡긴 게 불합리하다고 생각했지만 어쨌거나
회사 생활에 적응하려고 일단 견뎠습니다.
근데 우리 팀에서 저만 그 프로젝트P 를 담당하고 있었고, 다른 팀원들이 진행하는 프로젝트 A를
같이 하려고 하다가도 제가 일에 서툴러 실수하기도 했고 저도 프로젝트 병행하기에 벅차서
조금씩 책임을 미루긴 했습니다. 그건 제 잘못이긴 한데 아무튼 자연스럽게 저는 프로젝트 A에서
자연스럽게 빠지게 되었고요, 다른 프로젝트에도 지원업무를 간간히 하면서 업무를 진행했습니다.
프리랜서 차장님도 프로젝트 A에 집중하고 계셨고요.
근데 어느샌가 프리랜서 차장님이 프로젝트 A에 자연스럽게 빠지면서
제 업무를 컨*** 하려고 하는 겁니다. 대표님이 그렇게 지시한 것 같은데
그 뒤로 제가 차장님한테 업무 보고를 안 하면 노발대발하면서 소통이 안 되는 직원이라면서
팀원이 있는 자리에서 꾸짖고... 회사 다닐 마음은 있냐면서 대놓고 한 소리 했습니다.
열심히 하고 있는데 일을 더 하라고 지시하고, 못하면 못하는대로 꾸중 듣고
게다가 디자인팀 직원들과 협업하려면 작업 스케줄을 일일이 조정하고 말해줘야
하는데 그것도 제가 뭐 하나 빠뜨리거나 일정에 맞춰서 진행을 못하면 그건 그거대로 혼나고
게다가 저희회사에서 주간 미팅이라고 프로젝트 발표 시간이 있는데 대표님이 다른 프로젝트에 대해 질문을 안 하면(저뿐만 아니라 다른 사원들 포함해서) 크리에이티브한 일을 할 자격이 없다느니 말하면서 아예 질운자를 지정하기까지 했습니다...
어느샌가 의욕 상실 상태가 되어서 무기력해지고 업무 하나라도 제대로 하고 싶어서
열심히 하고 다가서려고 했다가도 위축되고 긴장되어서 더 실수하고...
제가 원래 남들의 비판에 민감하고 장애가 생기면 쉽게 좌절하는 성격이긴 했는데
(원래 우울증이 중증까진 아니어도 오래 전부터 있었습니다)
금방 일에 지쳐하니까 수동적인 이미지가 되어서 '***는 대로만 일하는데 그것도 제대로 못하는
직원' 이미지가 굳혀져서 힘드네요.
앞으로 어떡하면 좋을지 걱정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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