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어제 새벽1시반쯤 말로만 듣던 ***을 당했다.
지하철 막차를 탔을 때 내 앞자리에 앉아있던 술취한 아저씨
지하철 안에서부터 힐끔힐끔 처다보더니 급기야 따라 내렸고
일부러 천천히 걷는 내 속도에 맞춰 속도를 늦췄다.
결국 에스컬레이터에서 마주쳤고 아저씨는 내 뒤로 자리를 옮겨 손으로 만지기까지 했다.
그때 들렸던 아저씨의 숨소리가 아직도 잊히지 않고
그때 맡았던 아저씨의 술냄새가 너무나도 생생하다.
늦은 시간이라 인적이 드물어 그나마 사람이 있을듯한 버스정류장으로 도망쳤지만 제정신이 아니었던건지 작정을 한건지 그곳에서도 여전히 뒤에 딱 달라붙어서 더듬거렸고
오히려 더 과감하게 만지며 나중에는 손까지 넣었다.
항상 *** 기사나 교육을 받으면
왜 가만히 당하고만 있을까 이상하게 생각했는데
정말 내가 당하니 너무나도 무섭고 당혹스러워서
머릿속에 생각은 정리되지가 않고 심장은 뛰고
반항했다가 해코지 당하지는 않을까 무섭고
손이 닿은 자리 그 남자의 침이 뭍은 자리가
너무 싫고 더럽게만 느껴졌다.
남자친구가 경찰이였음에도 말을 못하겠고
그냥 주변에 누군가가 알아차려주기만을 바랐다.
몇 분만에 나타난 택시를 잡고 나서야 정신이 들었다.
내가 지금 뭘 겪은건지 그제서야 정리가 되고
왜 증거를 남기지 않았을까 왜 더 반항하지 못했을까
후회만 남고 고통만 남았다.
그런 생각이 들 무렵 무심코 택시 뒤쪽을 바라봤는데
날 추행했던 그 남자가 택시를 잡고 뒤따르고 있었다.
그때의 두려움과 무서움은 어떤 공포영화와도 비교가 안된다.
인적 드문 곳에서 혼자 자취하는 사람으로서
도움을 청할 사람은 당장 나와 함께 있는 택시 기사님뿐이었다.
기사님께 자초지종을 설명하고 간신히 뒤따르던 택시를 따돌릴 수 있었지만 그렇게 끝날 줄 알았던 고통은 아직도 계속된다.
추행을 당하던 순간보다 택시를 타고 벗어났을 때의 두려움이 더 컸고, 택시를 타고 있었을 때보다 내려서 집에 무사히 돌아왔을 때의 고통이 더 컸고, 집에 와서 더럽게만 느껴지는 내몸을 씻을 때의 끔찍함보다 이불에 누워 잠들 때까지 드는 온갖 생각들과 당시의 생생함이 더 고통스러웠고, 새벽 잠에서 깨고 난 뒤의 아픔과 다시 잠들었을 때 내 꿈에 또 한 번 나타난 그 아저씨의 얼굴에 아침까지도 내 눈물은 멈추지 않았으며, 학교에 가서 시험을 볼 때도 동기들과 점심을 먹을 때도 학교가 끝나 아르바이트를 하러 갈 때에도 멍하니 어제 일만 떠올랐다.
나는 왜 어제 치마를 입었을까 왜 하필 지하철 그 칸에 탔을까 왜 아무런 증거도 남기지 않았을까 자괴감만 든다.
이제 아르바이트가 끝나고 집에 가는 길이 너무나도 두렵다.
이 아픔이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만 같아서 너무 아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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