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3년째 공시 준비 중인 26살입니다.
하지만 이번 시험을 앞두고 또 포기했습니다
포기가 습관이 되어버렸습니다
사실 저는 이렇게 살고싶지 않았습니다
절대 9급 공무원은 하고싶지 않았습니다
고등학교때 부터 일하고 싶었던 부처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대학을 너무 그와 동떨어진 전공을 다니게 되어서 그 꿈을 그냥 접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졸업할 즈음이 되니 무엇을 하고싶은지도, 뭘 해야할지도 모르겠더군요
그러다가 고등학교때의 꿈이 생각났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그 부처에서 일하기위한 직렬을 준비하려고 취업준비를 해야할 시간에 공시판에 뛰어들었습니다
하지만 곧 '과연 내가 잘할 수 있을까? 합격해도 문제야. 내가 거기서 잘 할 수 있을까?'라며 지레 겁먹고 포기해 버렸습니다...
취업준비를 하기에는 이미 늦었다고 생각하여 계속 공시판에 남아있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9급이라도 붙었으면 좋겠다 라고 '생각만'합니다
왜냐하면 솔직히 하고싶지 않아서요... 9급 공무원이 되고싶지 않아요...
되야하는 이유는 백가지가 넘는데, 그 어느것도 동기부여가 되지않아요
그래서 자꾸 포기합니다. 자꾸 실패합니다.
그와중에 멘탈은 이미 다 털렸(?)습니다.
친구들 만나면 들리는 친구들의 취업소식...부모님과 친한 어른들에게 들려오는 자녀들의 취업소식...3년동안 저는 이런 제 자신을 그들과 끊임없이 비교하며 자책하고 자괴감에 빠졌습니다.
지인들을 만나면 넌 할수있을거야, 널 믿어 이런 소리를 합니다. 그 소리조차 부담되고 듣기 싫었습니다. 그들도 속으로는 '남들 턱턱 붙는 9급을 3년이나 붙잡고도 합격못하네 너무 한심하다' 생각하겠지? 이런 생각이 자꾸 들었습니다.
그리고 공부 해야하는 것을 알고 있지만 열심히 하지않는 제 모습이 너무 한심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책상에 앉으면 온갖 부정적인 생각만 가득했습니다. 너무 괴로워서 책상에 앉기 싫었습니다.
그래서 자꾸 포기해버렸습니다.
그런데 우연한 계기로 다시 꿈을 찾았습니다. 제가 3년전 지레 겁먹고 포기해버렸던 그 직렬에 다시 도전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마음에 여러가지가 걸립니다. 한편으로는 나는 할수있다 나를 믿는다 되뇌이면서도 한편으로는 또 공부를 해야하는건가...하는 생각에 마음이 턱 막힙니다.
하고싶은 일이 맞는건지, 아니면 시험을 앞두고 또 도피하려는 마음인지 약간 확신이 서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 일을 생각하면 정말 하고싶다는 생각이 들다가도 공부 생각을 하면 좀 답답해집니다. 결국 해야할걸 알지만요. 제가 너무 포기가 습관이 되어서 또 그렇게 될까봐 두렵기도 합니다.
부모님께도 1년 더 해야겠다 말 하기가 너무 죄송합니다.
남들이 어떻게 생각하든지 상관말자하고 마음을 다스리고 그런 생각을 많이 안하게 되었지만 그래도 한번씩 그런 생각이 치고들어와서 조금 괴롭기도 합니다.
시험을 며칠밖에 앞두고 있지 않은데, 저는 이미 이 시험도 글렀다는걸 알고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의 혹시 모르니..라는 기대와 주변인들이 지금은 아무것도 생각하지말고 열심히 해야할때야 라고 하는 말을 들을때마다 마음이 답답합니다.
하루에도 몇번이나 '나는 이미 늦었어. 아니야 아직 늦지않았어.' '지난 세월이 너무 아깝다. 아니야 지난 세월을 그리 자책하며 살았으니 그렇게 자신을 믿지 못하는 일이 얼마나 무서운건지 알게되었잖아. 젊었을때 이런 경험을 해봐서 다행이다' 이런마음이 공존합니다.
그런데 자꾸 제가 하는 긍정적인 생각들이 다 시험에서 떨어진 나를 위한 변명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무섭기도 합니다.
이미 시험은 떨어진게 분명하고...앞날이 좀 갑갑합니다.
마음이 많이 무겁네요.... 제가 너무 포기에 익숙해져서 다시 무언가를 시작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저에 대한 확신이 많이 부족해진 것 같기도하고....에휴...
쓰다보니 너무 길어져서 읽어주실 분이 있을지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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