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골에서는 일을 할수도 배울수도 없는데다가 학자금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고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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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 전
시골에서는 일을 할수도 배울수도 없는데다가 학자금을 갚아야해서 마침 모아두었던 250만원으로 무작정 떠났어요. 백팩커스에서 만나서 친해졌던 일본인 친구 덕분에 일을 구하게 됐어요. 그는 일본 고급호텔에서 일하는게 꿈인 전문 마사지사였고 마침 저도 마사지를 배워서 일하게 됐어요. 한국에서는 워낙 퇴폐업소가 많다보니 걱정이 많았는데 다행히 호주에선 전문자격으로 인정되는 리미디얼 마사지샵이더라고요. 돈도 떨어지고 겨울옷도 없는데 같이 일하는 동료들이 기꺼이 옷도 빌려주고 먹을 것도 가져다줬어요. 처음 배워보는 마사지, 처음 만나는 좋은 사람들 모든게 행운 같았고 즐거웠어요. 평생 이렇게 의욕적이었나 싶을 정도로 빨리 습득했고 빨리 적응했고 모든 동료들 손님들이 늘 미소짓고 활달한 저를 예뻐해줬어요. 그런데 6개월이 지나자 한국에 두고 온 강아지가 사무치게 그립고 미안했어요. 가족들도 친구들도 그립고, 그만둔 공부도 너무 하고싶고... 향수병 때문인지 몸이 갑자기 안좋아져서 그 핑계로 한국에 돌아왔어요. 아직 비자가 남아있었기 때문에 병원 치료 좀 받다가 다시 호주로 돌*** 생각이었죠. 한국서 3개월 정도 있다가 워홀하고 싶다는 친구를 꼬셔서 같이 갔어요. 돌아갔을 땐 다른 지역의 지점으로 가게됐어요. 다른 일을 찾을 수도 있었지만 중의사인 사장님과 정이 들어서 계속 일했어요. 그 지점은 나이대가 높은 동료들이 많았고 손님들도 주로 특정직원을 지명하는 단골손님들이어서 돈벌이는 예전보다 안됐어요. 그치만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정말 열심히 적응하고 일했어요. 같이 갔던 친구가 걱정할 정도로 일주일 내내 일할 때도 있었고 어느덧 단골손님들도 생겨서 수입이 다른 동료들보다 좋아졌어요. 그런데 3개월 지나니 또 병이 도졌어요. 이 때까지도 전 꾸준히 수면제를 먹고 있었는데, 일하다가 갑자기 눈물샘이 터져서 모두를 당황***기도 하고 폐를 많이 끼쳤네요.... 그래도 호주에서의 간섭받지 않는 삶이 좋아서 좀 더 있어보려고 매니저 추천으로 리미디얼 마사지 자격코스 2년을 등록해놨는데 또 몸과 마음이 너무 어려워졌어요. 새로 알게된 동료들도 제가 기복이 심해지자 많이 걱정해주고 안쓰러워하고 제 순서에도 대신 일해주고 그랬는데... 제가 절 통제하기가 힘들고 점점 폐만 끼치는 거 같아서 등록해놓은 학교를 휴학하고 귀국해서는 10개월이 다됐네요. 그런데 고민은... 통번역대학원을 가거나 관련 학과로 편입을 하고 싶어서 영어를 공부해야하는데 돈도 벌어야하는 상황이예요. 그런데 한국에서 부모님댁에 살다보니 마음도 해이해지고 경제적으로도 기대하게되고 여러모로 무기력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으려는 저 자신을 자주 발견하게 돼요. 주변 친척들 친구들 보며 마음만 조급해지고... 호주에서는 다시 돌아오라고 연락이 오는데... 제가 돌아가서 또 금방 지칠까 걱정이 되기도 하고 하고싶은 공부를 일도 하고 마사지학교 출석도 해가면서 병행할 수 있을지 걱정되고... 결론적으로 고민중인건, 호주로 가느냐 한국에 남느냐. 호주로 가면 먹고 살기위해 일도 해야하고, 비자유지를 위해 등록해놨던 학교도 출석해야합니다. 아이엘츠 준비도 병행해야하는데... 시간이 많이 나지는 않아도 한국에서보다는 바쁘고 의욕적으로 지내게 될 것 같아요. 남동생은 호주에서 학교 등록해놓은 3개월 정도만 지내다가 자신이 일하는 필리핀어학원으로 와서 공부를 이어서 했으면 좋겠다고 하는데... 다른 것보단 예전처럼 저 자신이 금방 소진될까봐 걱정이고요. 한국에서는 제가 사랑하는 강아지를 제가 돌볼 수 있다는게 가장 큰 기쁨이고요. 그런데 제가 몸과 마음이 해이해져서 아무것도 안하고 있어서... 허송세월할까봐 걱정이예요. 말도 안되고 웃기지만, 같이 호주로 떠났던 친구가 이상하다고 할 정도로 저는 한국과 호주에서의 모습이 달라요. 한국에서는 외모콤플렉스에 시달리며 폭식을 반복하고 살이 찌고 결국 일 구할 자신도 없어서 집에서만 지내는데, 호주에서는 그런 스트레스를 주는 사람이 없어서 그런지 오히려 식사도 정상적이고 일하느라 살도 빠지고 화장도 하고 잘 꾸미고 여기저기 다니거든요. 유독 잘 웃고 다녀서 주위를 밝게 한다는 칭찬도 자주 듣고요.... 그런데 한국에서는 뭔가 위축되고 주변을 많이 신경쓰게돼요. 예전에 귀국하자마자 부인과에 검사를 하러갔는데 처음 보는 의사선생님이 초면인데도 '살쪄서 그런거 아니예요? 살 좀 빼~' . 호주에 있는동안 십키로 정도 빠진 거였어요. 호주에 있던 내내 외모에 대해 충고를 받은 적이 없었는데 그 순간 정신이 번쩍 들더라고요. 아. 한국이다. 이게 한국이었지... 그리운 가족들이 있는 곳, 내 고향이지만 엄격한 잣대가 존재하는 곳... 되살아나요. 경쟁할 자신이 없어지고 두렵고... 항우울제나 수면제는 이제 먹고있지않지만 걱정이 많은건 여전하네요... 다녀올지 남을지... 고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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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amna
· 8년 전
제가봤을땐 호주에 있을때가 행복할것같아요 남들이보기에도 호주에있을때가 행복해보이잖아요 그삶이 더가치있고 행복하다고 느끼지않나요? 스스로가 말이에요. 본인이 행복하다느끼는게 좋은것같아요. 우러러나오는 그모습들이 호주가 제일 잘맞다고 생각되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