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자유분방 했지만 탑 클래스의 성적이 당연시 여겨졌던 집.
첫째라는 부담에 나름 억압되어 살다가, 병만 얻고 고2 이과에 자퇴를 했습니다.
그리고 자퇴한지 거의 1년이 되어가는 이 시점에서 돌이켜보면 알 수 있는 건, 저를 구성했던건 똘똘 뭉친 열등감과 자존심 뿐이었다는 사실.
또 다른 사람에게서 부러움을 사고 인정받아야 된다는 강박에 휩싸여 있었다는 것. 저희 부모님은 살면서 저를 칭찬해 준 적이 거의 없으시거든요.
그마저도 보잘 것 없지만 그나마 자랑할 수 있는 것도 상위 1%안쪽. 전국 백분위 99%가 넘었던 모의고사 성적, 하나밖에 없었다고 생각되네요.
근데 그 모든걸 버리고, 여태껏 부모의 압박이라는 핑계아닌 핑계와 실낱같은 소망으로 연습 해오지도 않았던 그림이 그리고 싶다고 내게 필요한 곳이라고 생각해 전문대를 가겠다고 선택해버린 저.
당연히 학벌중시의 부모님과 엄청 싸웠고, 집에서는 거의 없는 자식 취급 당하고 있습니다.
저는 무책임한걸까요.
아니면 저는 멍청한걸까요.
지금이라도 미래도 불분명하고 단순히 그림을 그려 사람들을 기분 좋게 해주고 싶다, 라고 생각해서 선택한 이 길을 포기해야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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