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지망생 #집안반대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 익명 심리상담 커뮤니티 | 마인드카페[스트레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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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피콩_레벨_아이콘bombi2567
·8년 전
초등학교 5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1학년 올라가는 지금까지 줄곧 가수가 되고 싶었어요. 그런데 부모님 두 분이 선생님이시라 그런지 집안에서 반대가 심해요. 엄마는 저한테 실용음악학원을 보내준다고 세 번이나 거짓말을 하셨어요. 나중에 "보내준다며?" 하면 "내가? 내가 언제?" 이런 대답이 들리거나, "돈 없어. 그리고 지금이 어떤 시기인데 그런 데에 시간 낭비하면 안 되잖아." 하면서 제 나이 때에는 다들 그렇다는 것처럼 말해요. 요새에는 엄마가 네 나이 때 꿈을 정하지 않으면 어떻게 하냐면서 당장 진로를 정하라고 윽박을 질러요. 고등학교 결정하는 시험 있잖아요. 학력고사라고 하나. 무릎 다쳐서 목발 짚고 다녀왔는데, 오래 앉아있었는데 다리는 괜찮냐고 한 번 안 물어보시고, "잘 친 것 같아?" 한 번 말씀하시더니 바로 너 대학 어디 갈 거녜요. 공대는 안 갈 것 아니냐. 의대는 어떠냐. 그래서 제가 "엄마 나 방금 시험치고 나왔잖아..." 했더니, "아 방금 시험쳤으면 뭐! 미리 준비 안 하고 어쩌게. 뭐 하면서 살 건데!" 하고 크게 소리지르셔서 말았어요. 제가 뭘 하고 싶어하는지는 중요하지 않아요. 학교에서 장래희망 적으라고 하면 무서워요. 안 적으면 선생님이 왜 비웠냐고 그러시니 그럴 수도 없고... 한 번은 가수라고 적었었는데, 고등학교 면접 때문에 자기소개서 쓸 때 장난하냐고 이딴 식으로 적으면 뽑히겠냐고 화를 내셨어요.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보려고 하면 "네가 진짜 실력이 있었으면 내가 밀어줬겠지. 너 티비 안 봐? 걔네 안 보여? 너 그냥 보통이야." 하면서 자존감을 깎아요. 저 오디션 1차 붙은 적도 있었고, 카페에 노래 올렸다가 현직 보컬트레이너 분께 연락도 받아봤어요. 그런데도 안 보내준 건 엄마예요. 그 이야기만 꺼내면 또 "그거 다 사기야. 네깟게 붙긴 어딜 붙는다고 그래. 위험하게. 그렇게 가수가 하고 싶으면 의대 가서 해!" 이러고... 오디션은 나이가 정해져있어서 점점 불안해져요. 22살~23살 정도면 오디션도 못 봐요. 붙어도 바로 데뷔 아니고 연습생인데, 제 나이는 벌써 고등학생이고. 대학교 딱 들어가면 오디션 봐서 딱 붙는 것도 아니잖아요. 얼마 전에는 엄마가 어렸을 적 친구를 만나는 자리에 저를 데려갔어요. 엄마 친구 분께서는 "아들이 미술을 하고 싶어하는데, 탐탁치는 않아도 아들이 원하는 거니 시켜주고 도움을 주려고 노력하고 있다." 이렇게 말씀하시는데, 거기다 대고 엄마는 "와~ 진짜? 난 우리 딸 가수한다는 거 절대 못 하게 하고 의사 되고 하랬는데!" 하면서 마치 자랑스럽다는 것처럼 말씀하셨어요. 그러지 말라고 하면 또 저한테 네깟 게 부르는 노래는 노래도 아니래요... 그러면서 꼭 자기가 좋을 때에만 나는 노래"까지" 잘하는 딸이래요. 왜 노래까지냐면, 공부는 당연히 잘해야 되니까. 자괴감 들어요. 계속 글 읽어도 집중이 안 되고, 요새 자주 몸이 아파요. 스트레스 때문에. 엄마는 제가 스트레스 받을 일이 뭐가 있냐고 코웃음 치시고요. 주위에 요 몇 달 가수지망생이 되어서 오디션 보는 남사친이 하나 있어요. 저한텐 한 번도 그런 말씀 없었던 엄마가 걔 노래 듣더니 되겠네~ 한 번 해보라 그래~ 했어요. 내가 걔보다 몇 년이나 혼자 연습하고 연습하다 울어도 보고 그랬는데. 그 애 깎아내리고 싶은 건 아닌데 제가 더 잘 부른다고들 이야기 듣는단 말이에요. 지망생이었던 시간의 차이가 있으니 그런 걸지는 몰라도... 엄마 이중잣대 너무 심하세요. 꼭 진로가 아니어도. 친구 하나랑 같이 수업을 들었었어요. 어느 날 그 애가 아빠랑 싸우고 수업을 펑크냈을 땐 엄마가 그럴 수도 있다고 그러셨어요. 그런데 제가 아팠을 때는 "네가 빠지면 걔한테 피해주니까 그냥 가" 라고 하시더라고요. 소리질렀어요. 걘 아빠랑 싸웠다고 빠져도 되고 난 아파도 빠지면 안 되냐고. 그러니까 엄마가 짜증내면서 그 애 엄마한테 전화해서 "미안해요~ 애가 꾀병이 심해서ㅋㅋ" 하고 말하는데 미칠 것 같아요. 엄마가 웃는 것만 봐도 역겨워요. 집에서 키우는 고양이한테 아이 귀여워~ 하시는 거 보자마자 나도 고양이로 좀 태어났어야 엄마가 웃는 걸 봤겠네 하고 비꼬면서 소리질렀을 때부터 제가 좀 이상해지는 것 같다고 생각이 들어요. 사촌 언니 결혼식장에서 남편이 언니한테 축가를 부르고 있었어요. 전 그냥 듣고 있었는데 엄마가 절 툭툭치더니 그것도 장난이랍시고 "네 노래보다 훨 낫다" 면서 킥킥 웃더라고요. 결혼식이고 뭐고 정색했어요. 그딴 거 농담이라고 하냐고. 나가버릴 거라고. 그랬더니 엄마가 제가 예민하다는 것처럼 되려 화난 표정 지으셨어요. 엄만 싸우고 자기 혼자 풀려서 평소처럼 대해요. 난 아직 안 풀렸는데. 죽고 싶어요. 학교 옥상은 잠겨있어서 바로 밑 층 제 교실에서 점심시간에 애들 없을 때 의자 밟고 떨어지려고 그랬는데 맞은 펀 초등학교에서 "누나 밥 안 먹어요? 여기 맛있는 거 나왔어요!" 하고 웃으면서 인사해줘서 못 뛰어내리고 내내 울었어요. 글 길어서 아무도 안 읽을지 몰라도 적고 싶었어요... 이제 제 꿈이 뭐고 제가 뭔지도 모르겠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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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ami2
· 8년 전
늦게 피는 꽃이 아름답다고도 하잖아요. 물론 어린 나이에 많이 불안하고 초조하겠지만 여유를 갖고 차근차근 천천히 준비해봐요. 티비에서 꼭 보고싶어요 :) 응원할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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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bi2567 (글쓴이)
· 8년 전
@dami2 늦게도 못 필까 무서워요. 그나마 매년 축제 서는 거 위안으로 살았는데 다리 다쳐서... 성인 되면 수술을 하재요. 고맙습니다. 그래도 계속 불러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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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hdhdhdhd
· 8년 전
다 그런건 아니지만 선생이 직업인 사람들은 자기네들이 그래도 노력해서 특출난재능없이 공부로 안정적인 직장얻었으니 만족하고 그게 전분줄 아는경향이 있어요 가수자체가 되고싶음 성인돼서 님이 돈벌어 학원다님돼요 할순있어요ㅋ 널린게 가수임 근데 가수로 인기얻고 아이돌처럼 성공하는건 장담못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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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ykys03
· 8년 전
엄마가 진짜 너무하시네요. 조금 막말로 엄마 맞나요??자식의 꿈을 응원해주는것도 모자를 판에 어떻게 한 사람의 꿈을 그런식으로 무시하고 짖밟을 수가 있나요?? 그리고 자신의 꿈을 무시하는데 기분이 나쁜건 당연한거 아닌가요?? 장난이라고 하셔도 글쓴이님께서 기분이 나쁘면 조롱이고 모욕이 되는거에요. 그리고 글쓴이님께 스트레스 받을 일이 뭐가 있냐고 하셨는데 중2인 저도 스트레스가 엄청난데 고1이면 학원이랑 학교에서 맨날 치이시고 대학,내신,수능대비,진로까지 고민을 해야하는데 그러면 스트레스가 얼마나 더 심하시겠어요..평소에 스트레스가 얼마나 심했으면 죽고싶단 얘기까지 나오셨을까 안타까운 생각이 드네요..저는 글쓴이님이 잘하고 좋아하는 일을 하셨으면 좋겠어요. 어떤 선택을 하던 저는 글쓴이님을 항상 응원하겠습니다!!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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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id0121
· 8년 전
안녕하세요. 저는 님이랑 동갑이고 님이랑 같은 상황에 있는 남자에요. 저는 사실 가수라는꿈을 님처럼 오래 꾸진 않았어요. 이제 2년 정도 됬는데 꽤 오랜시간동안 그 꿈을 숨기고 살다가 얼마전에 부모님한테 밝혔었는데 꿈깨라고 하더라고요. 그런데 지금 우리가 아는 수많은 가수들 중에 집안반대가 없었던 사람이 얼마나될까요. 전 꿈깨라는 말을듣고 많은 가사들을 써놨던 노트북을 뺏긴 그날 밤새도록 혼자 울었었어요. 그런데 울다보니까 생각이 정리되더라고요. 세상엔 우리 같은 사람들이 많을거에요. 그런데 중에서 이런걸 모두 이겨낸 사람들이 우리가 아는 그런 스타가 된거에요. 님의 인생은 부모님의 것이 아닌 님거라는걸 꼭 기억해요. 님도 저와 같은 심정이라면 돈을 나중에 못벌고 안정적이지 못하다해도 의사보다는 가수를 하는게 더 행복할거에요. 그러면 그 길을 가는게 맞는거죠. 우리는 맞는길을 가고 있는거에요. 아무리 부모님이라고 해도 결국엔 다른 사람일뿐이에요. 다른사람 누가 뭐라하든 우리가 맞는 길을가고있다면 흔들리지 말고 가는거에요. 뜻이 있는 곳에 길이 있다잖아요. 님도 그렇고 저도 그렇고 뜻이 있으니 험한길이더라도 그 길을 따라가다 보면 언젠가 모두가 알아주는 그런사람이 되어있지 않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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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bi2567 (글쓴이)
· 8년 전
@kid0121 누가 먼저 성공할지, 혹은 누가 포기할지, 그건 모르지만 부디 무대에서 꼭 만났으면 좋겠어요. 만난다면 인사라도 하고 싶고요. 하울의 움직이는 성에 제가 좋아하는 대사가 있는데. 이런 상황에도 어울리겠네요. "미래에서 기다려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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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bi2567 (글쓴이)
· 8년 전
@dhdhdhdhd 붙어도 안 보내주는 집안이니 역시 그 길 뿐일까요. 나이 제한이 넘어가면 그마저도 안 되겠지만, 댓글 고맙습니다. 되는 데까지는 어떻게든 해볼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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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mbi2567 (글쓴이)
· 8년 전
@ssykys03 댓글이 참 예뻐요. 위로 받는 느낌이에요. 공부를 썩 잘하는 건 아니고, 그냥저냥 상위권이라 더 괴로운 것도 같네요. 뭔가 정말 특출나게 잘했으면 그걸 했을 텐데... 공감해주셔서 고마워요. 남은 중학교 생활 평안하게 보내시길 바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