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년 전
내일은 중등임용고시 시험날이에요.
전 시험을 보러 가는 척 집을 나와 도서관을 갑니다.
전에 빌렸던 책을 반납하고,
제가 지금 준비하고 있는 걸 위해
인강을 2시간 정도 들어요.
그리고 10시 반 전에 시간 맞춰 터미널로 가서
친구를 만나요.
뭘 할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놀아요.
그리고 시험 끝날 시간에 맞춰 시험 본 친구들에게
수고했다, 사실 난 시험을 *** 않았다 고백할거구요.
별 반응을 하지 않는 친구도,
아니면 어쩜 한마디도 안 했냐며 놀라는 친구도 있겠죠.
모르겠어요,
어떤 반응이든 별다른 기분은 안 들 것 같아요.
..사실 내일 도서관 이외의 장소에 있는게
너무 죄책감이 들어요.
주변 지인들, 특히 가족들은 전부 시험보는 줄 아는데..
한참 전에 친구에게 만나자 해서 취소하기도 어렵고
불편한 마음을 못 견디겠어서
취소하려고 몇 번 얘기도 돌려서 해보고,
실제로 취소해야 할 일이 생기기도 했는데
결국 만나게 됐네요.
타지에서 오는 친구인데
가야된다고, 꼭 갈거라고
오겠다는데 말릴 수도 없어서..
어찌됐든 먼저 얘기를 꺼냈던 건 한달 전의 저니까
책임을 져야겠다 싶은 마음이에요.
임용고시 안 치르는 거.
내가 선택한 결정이고
후회하지도 않으면서
단지 가족들의 기대를 충족***지 못했다는
그런 이유 하나만으로
나에 대해 너무 실망하지 말자.
너무 죄책감 느끼지 말자.
이렇게 생각해놓곤 또 쥐구멍으로 숨네요..
죄를 지은 것처럼 계속계속 죄책감만 들고.
그래도 내일 친구를 안 만날 것도,
시험을 치를 것도,
하루종일 도서관에만 쳐박혀 있을 것도 아니면서.
됐고, 다 필요 없고.
내일은 그냥 맘껏 놀고 즐거워 했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내가 생각한대로 일이 흘러가든,
흘러가지 않든.
분명 힘들테니까.
내일은 아무 생각 말고 맘껏 웃었으면.
그리고 합격했으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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