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년 전
풀리지 않는 문제처럼 모든 사람들이 숙제처럼 다가
왔다. 군대에서 그런 생각을 했던 것 같다. 나는 논리적
이지 않은 생각들을 두서없이 떠올리다가 어느 한 후임
에게 말했던 기억이 난다. 여기는 물이고 나는 기름 같아.
그 식상한 표현이 모든 문제를 풀어줄 것처럼 다가왔다.
그 식상함에 나는 스스로를 만족해하고 대견해했던 생각
이 난다.
그곳에서는 별의별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고 하지 않나.
그러나 그건 타인과의 동거를 통해 알게 되는 개인적인
특징들을 이야기한 것일 뿐이다. 동거를 하다가 성격차
이로 헤어지는 연인들처럼 말이다.
나는 그곳에서 어떤 한 후임을 만났다. 그 아이는 귀가
잘 안 들리고 나보다 말귀가 더 어두웠으며 한쪽 눈은 사
시라서 군 병원을 통해서 수술을 받기도 했다. 매번 뭔가
를 빠트리고 일과가 끝난 시간에는 할 일을 모두 미루고
전화기로 뛰쳐가 자신을 기억하고 있는 그 누구에게 통
화를 거는 모습을, 나는 그 모든 것을 이해할 만큼의 나약
함을 공유하고 있었지만 다른 사람에게는 아니었다.
해서 맞기도 하고 매일같이 욕을 먹다가 신병 위로휴가를
통해 친구를 만나고 복귀해서 나에게 말하기를, 친구가
저에게 너무 많이 바뀌었다고 합니다. 작은 것에도 겁을
먹고 너 왜 그러냐고 물어봤습니다.며 말했다. 나는 그 아
이를 감싸기 시작했다. 왜냐면 거울 같았기 때문이다. 그
아이가 가지고 있는 모든 절망감이 극대화된 부적응이 나
에게도 산재되어 있기 때문이다.
해서 몇 달 동안 붙어있다가 나 또한 외톨이가 되었다.
의도적인 격리를 당하고 나중에 그 친구를 사회해서 만나
기로 한 날에 그 아이는 약속 시간이 다 되어서도 통화를
받지 않았다.
지금 앱으로 가입하면
첫 구매 20% 할인
당신이 적은 댓글 하나가
큰 힘이 될 수 있어요.
댓글을 한 번 남겨볼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