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번에 어머니 돈을 몰래 훔쳤고, 그게 잘못되었다는 걸 깨달아 이제부터라도 돈을 조금씩 제자리에 가져다 놓겠다고 글을 올린 적이 있습니다. 오늘 250만원 정도 원래자리에 돌려놨어요. 남은 돈도 차차 가져다놓을 생각이에요. 안들키는 선에서... 홧병으로 돌아가시게 하고 싶지 않네요. 돈을 돌려놓고 제 방으로 들어오자마자 어머니가 집에 들어오셨습니다. 몇달간 말한마디 안하고 서로 못본채 하고 살았는데 갑자기 얘기 좀 하게 앉으라고 하시더라구요. 결과는 뻔했습니다. 더이상 너랑 살 수 없으니 집에서 나가 너 혼자 먹고 살아라. 대학 등록금은 내주겠다만 생활비, 월세 같은 건 앞으로 너 알아서 아르바이트로 돈모아서 내라. 돈 돌려놓자고 결심한 건 어머니 아***가 저녁에 하시는 말씀을 들어서였습니다. 쟤 좀 얼른 내보내라고. 어머니랑 사이가 안좋아 2년 가량을 말도 안하고 지냈고, 아***랑도 사이가 안좋았지만 아***는 절 분가는 못시킨다는 입장이셨어요. 그 말을 듣고 돈 훔친게 후회가 됬어요. 어머니한테 죄송하거나 집에서 나가고 싶지 않다는 마음은 절대 아니였어요. 그런게 아니라 제 돈이 아닌 데 손을 댔다는 거. 그게 너무 후회스러웠습니다. 이 훔친 돈으로 인해 제가 스스로에게 떳떳하지 못하게 되버려서요. 그 돈과는 상관없이 지금도 어머니한테 많이 서운하고 밉고 원망스럽고 그러면서도 좋아하고 복잡합니다. 부정적인 감정이 더 커요. 어쨌든 전 돈을 돌려놓기 시작했고, 그게 제자리를 찾아간 뒤에 제게 남은 건 3백만원 언저리일 거에요. 그 돈을 그냥 제가 안고 있었다면 상황이 많이 달랐겠지만요. 어쨌든 죄책감을 덜려고 돈을 돌려놓기 시작했으니 이제 제게 있는 돈은 제 돈이 아니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돈없이 못나간다고 그랬더니 그럼 무조건 자신에게 맞추라 하시더군요. 아무리 그래도 내가 부모인데 부모가 죽을 죄를 지었어도 자식인 네가 감싸야지 어쩔거냐면서요. 돈이 없으면 고개 수그리고 살라고. 어머니 본인은 할머니께 더 한 소리도 듣고 자랐는데 넌 왜 겨우 이 정도로 나한테 이러냐고. 남이 저한테 그랬으면 그냥 무시하고 말았겠죠. 다른 사람도 아닌 어머니가 제게 그런 소리를 했다는게 서운하고 속상해서, 그래서 더 꼴도 보기 싫어서 입을 다물었어요. 이 얘길 했더니 제가 문제라고 하시더군요. 훌훌 털 줄도 알아야지 속에 그걸 다 남겨둔다고. 근데 이게 잘못된건가요? 서운하고 화나고 소리지르고 싶은데 차마 부모에게 그럴 순 없으니 제 속이 어느 정도 풀어질 때까지 거리를 두*** 했어요. 그 사이사이 제가 다 듣는 데서, 일부러 들으라고 어머니 혼자, 또는 남들에게 제 욕을 하시더군요. 그걸 들으면 전 또 열이 받고. 도저히 풀릴 시간이 주어지질 않았어요. 가족이니까. 가족이니까 그럴 수 있지. 내가 생각하는 가족은 이런거니까 거기에 맞출 자신이 없으면 니가 나가라. 집에서 돈 가져갈 생각하지 말고 온전히 네 몸뚱아리랑 네가 모은 돈만 가지고 나가. 본인이 살아온 방식 만이 맞다고 여기면서 제게 이런 성격으로는 사회 생활에 큰 문제가 될거라고, 털지 못하고 서운해서 꽁해서 있는 제 잘못이라고 악담을 하시네요. 끝까지 자식들에게 말 함부로 하는 본인이 문제가 있다는 건 인정을 못하시구요. 이거랑 상관없이 돈은 되돌려 놓을거에요. 제 돈이 아니고 손대면 안되는 돈이었단 걸 이젠 아니까요. 돈이 없는 전 이러나저러나 집에 붙어있어야겠고, 어머니는 또 승리감에 남들에게 말하고 다니시겠죠. 잘난척은 혼자 다 하더니 돈없으니까 결국 고개 수그린다고. 나한테 집 나가면 돈해줄 거냐고 묻는게 진짜 웃기는 기집애 아니냐고. 기분이 진짜 뭣같아요.